[여의도풍향계] 전운 가득한 8월 국회…먹구름 낀 정기국회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2주 간의 짧은 휴지기를 거친 국회는 지난 16일부터 8월 임시국회를 시작하며 다시 본업에 들어갔습니다.<br /><br />하지만 시작하기 무섭게 현안마다 건건이 충돌하며 대치하고 있는데요.<br /><br />다음달 열리는 정기국회에 벌써부터 먹구름이 드리웠다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옵니다.<br /><br />임혜준 기자가 여의도풍향계에서 짚어봤습니다.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이달 '폭염'과 함께 가장 많이 구설에 올랐던 건, 지난 11일 우여곡절 끝에 막을 내린 '세계스카우트 잼버리대회'였을 겁니다.<br /><br />정치권은 대회가 끝나기 무섭게 곧바로 책임 공방에 여념이 없었는데요.<br /><br />여당은 이전 정부가 대회 유치 결정 이후 도대체 무엇을 해왔느냐 따졌고, 야당은 현 정부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곧장 반박했습니다.<br /><br />신경전은 지난 16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두드러졌습니다.<br /><br />여야 뜻대로 이전 정부, 현 정부 탓을 하기 위해선 각각 따져 물을 상대가 있어야 하는데, 북적여야 할 회의장은 어쩐지 좀 한산합니다.<br /><br />김관영 전북도지사가 출석해야 한다는 여당의 요구에 야당이 반대하자, 기존 참석하기로 했던 이상민 행안부장관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까지 불참하면서, 대답하는 이 하나 없는 질의장이 돼버렸습니다.<br /><br /> "오늘 이 자리에서 전북지사가 없는 상태에서 잼버리 문제를 논의한다는 것은 결국은 윤석열 정부에게 잼버리의 모든 책임을 떠넘기겠다는 그런 의도 아니겠습니까?"<br /><br /> "행안부장관과 관련 기관마저 불참하여 정상적인 상임위 진행이 어렵게 됐습니다. 책임을 덮어씌우며 국민을 고통에 내몬 정권의 실책은 가리려는 여당의 행태에 참으로 답답함, 참담함을 느낍니다."<br /><br />결국 굵직한 현안은 단 한건도 제대로 논의되지 못한 채 회의는 30분도 안돼 파행을 맞았습니다.<br /><br />앞서 여야가 시급하다며 함께 처리하기로 약속했던 수해 관련 법안들도 덩달아 또다시 발이 묶였습니다.<br /><br />같은 시각 열린 국방위 전체회의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습니다.<br /><br />수해 실종자 수색 현장에서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고 '채 상병' 사망 사건 규명을 위해 열린 회의는, 시작부터 반쪽이었습니다.<br /><br /> "위원회 의사일정은 국회법 49조 제2항의 규정에 따라 위원장이 간사와 협의해서 정하도록 되어있습니다. 그러나 오늘 회의는 의사일정에 대해 간사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립니다."<br /><br />합의되지 않은 야당의 일방적인 회의 소집이었다며 여당 의원들은 위원장을 제외하고 모두 불참했고, 야당 의원들은 여당이 국회 의무를 저버렸다며 질타했습니다.<br /><br /> "소집하지 말아야 될 이유가 특별하게 있는 것인지. 국민의힘이 국방위원회 전체회의를 소집하지 못하는 이유가 대통령 눈치보기냐 이런 힐난에 대해서 책임있는 답변을 주셔야 된다."<br /><br />여야는 지난 18일 열린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인사청문회장에서 더욱 격하게 맞붙었습니다.<br /><br />야당은 아들 학폭 무마 의혹과 방송 장악 의혹을 고리로 이 후보자를 공격했지만, 여당은 이 후보자가 방송 정상화의 적임자라고 엄호했습니다.<br /><br />여야 간 힘겨루기 속에 각종 쟁점을 둘러싼 공방전이 격화하면서 민주당은 '1특검 4국조' 추진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.<br /><br />고 채상병 사망사건에 대해선 특검을 추진하고, 양평 고속도로, 오송 참사, 방송 장악, 잼버리 파행 건에 대해선 국정조사를 실시해 각각 진상규명에 나서겠다며, 공세 수위를 한껏 끌어올렸습니다.<br /><br /> "더불어민주당은 이 5대 사건에 대한 '1특검 4국조'를 조속하게 추진하도록 하겠습니다. 표류하는 국정을 바로 잡고, 정부여당이 더 이상 국민을 무시하고 퇴행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."<br /><br />국민의힘은 이 모든 것이 정치 공세이자, 이재명 대표 '방탄용'이라고 비판합니다.<br /><br />이 대표를 향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시점이 조금씩 가시화되는 분위기에서, 민감한 현안들을 키워 모든 이슈를 삼켜버리는 데 목적이 있다는 겁니다.<br /><br /> "마치 마트에서 인기없는 과자를 세트로 묶음 판매하듯 국민의 관심을 끌기 위해 최근의 정쟁을 모아서 '1특검 4국조'라는 정략적 이벤트를 기획한 것입니다."<br /><br />자칫 주도권 싸움에서 밀려날까, 여야 모두 물러설 낌새 없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습니다.<br /><br />이처럼 얼마 남지 않은 8월 국회는 전운이 가득합니다.<br /><br />거대 야당은 방송법, 노란봉투법 등 쟁점 법안들에 대해 이달 본회의 처리를 예고하고 있고, 여당은 끝장 토론인 필리버스터에 나서겠다며 야당 강행을 필사 저지하겠다는 계획입니다.<br /><br />벌써 네 번째 검찰 소환에 응한 이재명 대표를 둘러싼 체포동의안 정국 역시, 남아있는 뇌관입니다.<br /><br />열흘 뒤면 정기국회 100일 간의 대장정이 시작됩니다.<br /><br />그간 국정운영이 어땠나 평가하고 꼭 필요한 법안들도 통과시킬 올해 마지막 회기이자 기회인 셈인데요.<br /><br />머리 맞대도 부족한 시간에 지금 국회에선 '협치'의 분위기란 찾아보기 힘든 실정입니다.<br /><br />비단 올해 만의 모습이 아니어서 씁쓸함은 더합니다.<br /><br />싸움에 지지 않기 위한 용기 만큼이나, '자제'하는 용기도 필요한 때가 아닐지, 고민해봅니다.<br /><br />지금까지 여의도 풍향계였습니다.<br /><br />PD 김선호<br />AD 이영은<br />송고 임혜준<br /><br />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: 카톡/라인 jebo23<br /><br />(끝)<br /><br />